없는 건 그저 돈. 필요한 것도 그저 돈. 돈 많은 백수를 꿈꿀 때도 있지만 그런 건 진정한 백수가 아니죠. 돈 없이도 놀 수 있는 수백 가지의 방법 돈 없이도 행복할 수 있는 수천 가지의 방법 그 방법을 찾아볼 거예요. 시간은 많으니까!
우리 앞에 놓인 삶이라는 둥근 테이블. 인생은 어쩌면 왠지 모르게 못마땅한 코스 요리인지도 몰라요. 내가 좋아하는 메뉴가 나오면 럭키! 싫어하는 요리도 중간중간 나올 수 있어요. 하지만 괜찮아요. 디저트는 모두 똑같이 달콤하기 때문이에요. 어때요, 꽤 공평하죠?
1983쌍문동, 고길동 아저씨 옆집에 홀연히 나타난 어떤 청년이 있었다!
“100년에 하나 나올 거지 같은 트리오로군.” “언제까지 저 소음을 듣고 있을 참이요? 얼른 땡! 합시다.”
땡! 우리는 ‘딩동댕!’ 소리의 반대가 ‘땡!’이라는 것을 무의식중에도 안다. 그 특유의 볼륨, 톤, 박자를 기억한다. 그 소리를 예감하는 순간, 언제나 적중한다. 언제부터였을까. 나이가 들면서 그 불합격의 사운드를 자주 듣게 됐고, 처음에는 그 소리에 화나다가 점차 익숙해졌으며, 결국은 그 소리에 세뇌되다가 순종하게 됐다. 무명 가수 마이콜이 불합격의 ‘땡!’을 받을 뻔한 위기의 순간, 둘리는 마법을 발휘해 심사 위원들의 합격을 유도했다. 오늘의 현실 백수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런 기적은 없다. 무명 가수 같은 내 이름이 적힌 이력서는 종이비행기가 되어 빌딩숲으로 날아가고, ‘땡!’의 여정은 매일 시작된다. ‘백수가 과로사한다.’는 무시무시한 농담이 진실로 다가오는 시대. 영원한 라이징스타 마이콜은 목청 뽑고 기타를 튕기며 우리를 위해 노래한다. 고길동 아저씨의 중고품을 훔쳐 악기로도 사용하고, 팬티 고무줄로 화음도 만들어 본다. 오늘도 라면 한 젓가락에 소주 한 방울 튕기고 있을 이 시대의 한량들에게 바치는 노래 ‘라면과 구공탄’은 그래서 코끝 화끈하고, 그래서 가슴 알싸하다. 아직 발굴되지 않은 무명의 스타가 바로 당신이었음을, 마이콜은 이미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가루가루 고춧가루 맛 좋은 라면은 어디다 끓여 구공탄에 끓여야 제 맛이 나네…….“
‘무명’이라 불리는 내 이름을 밝힐 불빛은 내가 만드는 것, 내가 비추는 것. 내 노래처럼.
새벽녘까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고쳐 쓰다가 울며 잠든 당신. 면접관에게 굴욕당하고 자존감 잔뜩 상실하신 당신. 사람들은 그대들을 가리켜 밑도 끝도 없이 보통명사 ‘백수’라고 부른다. 토익토플 만점, 자격증, 어학연수, 봉사활동……. 이른바 완벽 스펙 강요의 시대에 자의타의 ‘백수’라 불리는 수천만의 청춘들에게 살포시 던지는 둘리 에세이 3번째 에디션은 바로, 마이콜의 최애 히트곡(사실 히트곡 없음) ‘라면과 구공탄’이다. 미래의 아이돌스타 마이콜은 “이력서 따위 집어치우고 '나 사용설명서'부터 제대로 써 보라”고 당돌하게 제안한다. 자꾸만 오디션에 불합격하자 다 그만두고 공장에나 취직하라는 스승님 둘리의 제안에 제자 마이콜은 단호히 대답한다. “죽었으면 죽었지 평범하게는 안 살아!” 물론 대기업도 좋고, 전문직도 좋고, 공무원도 좋다. 안정을 꿈꾸지 않는 삶이 있으랴. 그러나 소중하고 아까운 우리 인생, 불안하더라도 절대 좌절은 하지 말자. 이 모순의 시대, 이 깊은 새벽의 시대, 마이콜의 위로
차례
프롤로그
라면만 먹고 있지만
시간 많아요 20 맹숭맹숭 맹물 마시듯 23 우리의 대화 1 24 세상에서 가장 슬픈 노래 27 어제도 변함없이 29 요즘은 왜 노래 부르지 않나요? 30 그럼 내 노래 한번 들어 볼래요? 33 우울한 노래는 부르지 않아요 34 가끔 상상해요 37 특별 밴드 요원 모집 38 계속 힘들진 않아요 41 당신 복 받을 거야 43 편의점에 가는 이유 45 호주머니 비었다고 마음도 빌까나 46 이 또한 내 삶의 일부분49 웃자! 50 둘리의 예언 53
누군가 짱돌을 던지면
이렇게 묻는다 1 56 이렇게 묻는다 2 58 나의 노래는 61 누군가 짱돌을 던지면 62 진짜 기준은 나예요 65 사람들의 관심이 폭력으로 느껴질 때66 뭣이 중한디? 69 당신만을 위한 노래가 있어요 70 자꾸 묻나요? 73 질문의 형태는 다르지만 75 짱돌엔 짱돌이 최고예요 76 백수의 가장 나쁜 점이 뭘까요? 79 사람은 옷감이 아니에요 81 반사! 83 편지를 쓰세요 84 사랑하자, 사랑하자 86 열심히 산다는 건 89
꿈을 꾸고, 꿈을 노래하고
꿈만 꾸는 줄 아나요? 92 매미 노래를 들으며 95 사랑의 다른 말은 침묵 96 꿈을 꾸고, 꿈을 노래해요 99 슬픔이 목구멍까지 복받칠 때 101 X차원의 세계도 있어요 102 지금의 나를 위해서요 105 인생, 내 마음대로 안 되네 107 세상 가장 자유로운 건 109 모든 것은 오늘 시작돼요 110 나만 가진 것 113 빨리 간다고 능사는 아니에요 115 마음의 거울은요 117 엉뚱하답니다 119 고길동의 행복론을 기억하세요 121 나의 행복론은요? 122 당신의 행복은 무엇인가요? 124 곁에 두어요 115 친구는 내 삶의 거울이에요 117 아무리 바빠도 취미 생활을 즐겨요 119 당신만의 마음사전을 만들어요 121 생각 안 해도 되는 건 생각하지 말아요 122 자신감을 가져요 124
준비하는 자들을 위한 위로의 노래
꿈을 향해 걸어가요 128 되고 싶은 것 131 헤이, 헤이, 헤이! 133 어떤 길이든 135 날아라 날아라 137 기회의 때는 다 달라요 139 천재의 위로 141 누구의 기준인가요? 143 백수는 맑은 물 145 산다는 게 뭐냐 146 우리의 대화 2 148 누구나 자기 방식대로 151 아픈가요? 153 둘리는요 1 155 둘리는요 2 157 미래는 몰라요 158 최고의 힘 160
밤이 깊어질수록 새벽은 가까워
나는 믿고 있어요 164 새벽 없는 밤은 없어요 167 괜찮아요 168 이 깊은 밤의 의미 171 디저트는 공평해요 172 아직도 밤이라고요? 175 스스로 얻는 것 177 시간이 많을수록 179 어쩌다 인생 180 밝고 찬란한 하늘을 느끼는 방법182 비스듬히 185 마그마 인생 187 모든 삶의 창밖 풍경 189 터닝포인트 190 고민은 뫼비우스의 띠 192 싸워야 내 사람이죠 195 세상에서 가장 강한 힘이 센 건 196
저자소개
김수정 영원한 둘리 아빠. 1983년에 만화 잡지를 통해 <아기공룡 둘리>를 처음 세상에 탄생시켰습니다. 이후 수많은 작품을 발표하였고, 한국만화가협회장을 역임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