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소개

“동양인이 거의 혼자서 벽지의 아프리카에서 보여 준 출중한 리더십을 읽을 수 있다.”
- 반기문 제8대 유엔 사무총장

아프리카 대륙에 PKO 단장으로 부임된 첫 번째 아시아인,
그가 코트디부아르에 전파한 평화와 민주주의의 메시지


아시아인 최초의 아프리카 PKO 단장
코피 아난 사무총장 시절 사무차장보로 이미 유엔 뉴욕 본부에서 국제 평화유지활동(PKO)을 1998년부터 2001년까지 경험한 적이 있었던 저자는 2007년 9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사무실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게 된다. 코트디부아르에 있는 유엔 평화유지임무단(UNOCI)에 유엔 사무총장 특별대표 겸 임무단 단장으로 가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코트디부아르는 독일월드컵 본선 진출이 확정된 2005년 10월에 유명 축구선수 드로그바가 TV 카메라 앞에서 무릎을 꿇고 조국에 휴전을 요청하기도 했을 만큼 내전으로 시달렸던 나라였는데, 2007년에 내전을 멈추고 대통령 선거를 준비 중이었다. 개별 나라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평화유지활동을 하고 싶었던 저자는 망설임 없이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유엔은 유럽 사람을 보내길 원했고, 바그보 대통령은 아프리카 사람을 원했던 상황이었기에 “생선도 아니고 고기도 아닌” 아시아인 단장이었던 저자는 위와 같이 내전으로 남북 분단 상태에 있던 코트디부아르에서 공정한 절차에 따라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게 하고 민주적으로 대통령이 선출되게 하여 남과 북이 통일을 이루게 하는 중요한 임무를 띠고, 2007년 10월에 아비장(코트디부아르 수도)에 부임하게 된다.

대통령 선거 결과를 거부한 현직 대통령
2010년 10월에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현직 대통령 바그보가 대통령 선거 결과에 승복하기를 거부하면서 코트디부아르는 다시 남과 북으로 나뉘어 내전 위기에 빠지게 된다. 바그보는 케냐와 짐바브웨의 사례를 참고해 선거에서 이긴 와타라에게는 총리직을 맡기고 자신은 그대로 대통령 지위를 유지하려는 ‘권력분점’을 노린 것이다.
그러나 평화유지임무단은 민주주의의 정착을 위해 공정한 투표로 나온 결과를 지켜야만 했다. 또한 다음 해인 2011년에 대략 18개의 아프리카 국가에서 선거가 있을 것을 생각하면, 설령 기존 권력자가 선거에서 진다고 하더라도 군사력만 있으면 언제든지 권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선거 결과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전달할 수 없었다. 그래서 와타라가 선거에 승리했다는 것을 확실하게 인증하고 바그보의 반란에 대응하기 시작한다. 그것은 “남을 다치게 하기보다는 스스로 다치는 것이 낫다”라는 평화 수호자로서의 원칙을 지키면서도 민간인과 선거 결과를 보호해 민주주의를 지켜야 하는 이중으로 어려운 임무였다.

평화와 민주주의를 사수한 평화유지임무단
바그보는 2010년 12월 초에 자신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유엔에 추방 명령을 내리고, 선거에서 이긴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UNOCI 사령부를 포위하였다. 저자를 비롯한 주요 UNOCI 당직자들은 이때부터 4개월간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사무실에 마련한 야전 침대에서 자면서 때로는 음식이 끊겨 전투식량을 먹어 가며 임무를 수행하게 되었다. 바그보군은 종종 UNOCI 사령부에 총격을 가해 목숨을 위협하기도 했다.
저자는 ‘진실백서’를 만들어 와타라가 적법한 코트디부아르 대통령임을 코트디부아르 국내와 국제사회에 알리는 데 주력하였고, 진실이 알려짐에 따라 2011년 2월부터는 바그보가 수세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UNOCI는 정당성이 없어 초조해진 바그보가 실수하기만을 기다린다. 결국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데모에 나서게 되고 데모를 막기에 바쁜 바그보는 민간인에게까지 총격을 가하며 선을 넘게 된다. 이에 안보리에서 “UNOCI가 가능한 방법을 동원하여 바그보 측의 중화기 사용을 방지하여도 좋다”는 결의안이 통과되어, 유엔 평화유지군 역사상 처음으로 UNOCI는 무장 헬기를 동원하여 반란을 진압하게 된다.
2011년 4월 초에 최종적으로 선거 결과를 지키고 반란을 진압한 UNOCI의 노력으로 인해 코트디부아르는 자신들의 손으로 뽑은 대통령과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열어 가게 되었으며,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 민주주의를 심는 초석이 되었다.
이러한 활약상은 코트디부아르 현지에서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졌으며, 국내에서도 KBS와 아리랑 TV 등에서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었다. 또한 코트디부아르를 식민지로 가지고 있던 프랑스에서는 책으로 출간되기도 하였다.


저자소개

최영진
연세대학교 특임교수이다. 유엔 평화유지활동(PKO) 사무차장보, 주 코트디부아르 유엔 평화유지임무단(UNOCI) 대표, 외교안보연구원장, 외교부 차관, 주 오스트리아 대사, 주 유엔대사, 주미 대사,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사무차장을 역임했다. UNOCI에서의 활동은 코트디부아르의 민주화와 통일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세대에서 의과대학 4년을 수료하고,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프랑스 파리1대학에서 국제관계 박사학위를 받았다. 《신 조선책략》(2013), 《코트디부아르 위기》(프랑스어 2015), 《동서양 문명 비교》(영어 2015, 폴란드어 2018, 중국어 2018) 등을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