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소개

영혼의 신비로부터 시작된 노년의 진실한 고백
그리운 작가가 열어둔 마음속 빈방으로의 초대

아침 일찍 남보다 먼저 숲으로 들어간 사람이나
남들이 온종일 휘젓고 다닌 뒤에 느지막이 들어간 사람이나 거의 같은 양의 밤을
주워가고 나오는 것을 보면 얼마나 신기한지요.
마치 그 안에서 어떤 손길이 숨어 있어 공평하게 분배를 하고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날 저는 마음이 텅 빈 채 열려 있었나 봅니다.
숲 속에 있기는 있되 보이지 않는 분배의 손길이야말로
하느님 마음이로구나, 하는 깨달음이
감미롭게 스며드는 것이었습니다.
<님이여, 그 숲을 떠나지 마오>중에서

저를 향해 굳게 문 닫고 있다 해도
가끔 그들 사이로 돌아와 바람처럼 공기처럼 스며들어
그들과 하나가 되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그들이 자주 저를 기억하지 않는다 해도
슬플 때 제가 생각난다면 기쁨이 되고,
어려울 때 제가 생각난다면 힘이 되고 싶습니다.
<내가 꿈꾸는 부활>중에서


차례

책을 펴내며 7

들어가지 않고는 나올 수도 없는 문
우리 안에 공존하는 동방박사와 헤로데 17│복된 첫사랑의 추억 20│부르는 소리 있어… 23│이의 없습니다 27│차라리 해바라기가 되게 하소서 30│두 번 못 박긴 싫습니다 33│아아, 그렇군요 36│주님, 정말 이러시깁니까? 39│고고한 은둔에의 유혹 43│놀랍고 황홀한 순간 46│그 말씀만은 도저히 못 알아듣겠습니다 49│주님도 편애를 하시나요 52│최초의 크리스트 세일즈맨 55│은행나무보다 큰 봄까치꽃 58│에미 마음, 여자 마음 61│미처 알아보지 못한 만남들 64│들어가지 않고는 나올 수도 없는 문 67│옳고도 아름다운 당신 70│참으로 좋은 달 73│눈물 그렁한 당신의 시선 76│당신의 상흔을 알아보게 하소서 80│아이고, 하느님. 그것만은 못 하겠습니다 83│축복받은 첫 영성체 86│돌아오라, 다시 한 번 89│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92│숨을 곳을 모르겠나이다 95

이 고해에서 익사하지 않은 까닭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101│서 말의 구슬보다 한 톨의 씨앗으로 족하게 하소서 104│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싶은 근원적 물음 108│측은지심 111│이 고해에서 익사하지 않은 까닭 114│에미의 마음 117│예수님의 사랑법 120│헤아릴 길 없는 신비 124│내 이름으로 모인 곳 127│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우리가 용서하듯이 130│주님의 잣대 133│말과 행동 136│내 친구 이야기 139│어떤 교만 142│빈 무덤 145│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148│최초의 경이 151│다양해서 아름다운 세상 154│가장 부끄러운 고백 157│산타 할아버지 160│외치는 소리 164│어느 중년 가장의 고백 167│두들겨 깨우소서 170│영광과 고통 173

순명의 아름다움
별을 보여주세요 179│길 182│부르시는 방법 185│말의 힘 189│우울한 전망 192│외딴곳 195│광야 198│아름다운 시절 201│우리에게 평화를 204│두려운 자유 208│빈방 211│공과 사 214│주여, 저희들을 쟁기질하소서 217│우리의 소원 220│예수님의 변덕 223│정보의 안개 226│잔인한 여름 230│우리 모두 돌아가야 할 곳 233│소금과 부패균 236│꽃보다 아름다운 계절 239│가난한 사람은 우리의 쓰레기통이 아니다 242│도망칠 수 없는 당신 245│주님, 어서 오소서 248│저희 마음에 요한을 보내주소서 252│지도자에게 겸손을 255│순명의 아름다움 258│그 어머니에 그 아드님 261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유언
선입관에 대하여 267│예수님의 미끼 270│자화상 273│나의 안과 밖 276│바위를 이기는 건 물뿐 279│내가 꿈꾸는 부활 282│궁금한 예수님의 얼굴 285│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유언 288│우리가 구해야 할 기적 292│아빠라고 부르고 싶은 주님 295│우리는 야단맞아 쌉니다 298│또 하나의 기회 301│주님의 양면성 304│좁은 문은 지속적 관심 307│염량세태 310│당신의 종 313│신의 겸손 316│님이여, 그 숲을 떠나지 마오 319│자비심 324│회개와 행동 327│요한의 의심 330│경천애인 333


저자소개

박완서
1931년 경기도 개풍에서 태났다. 1950년 서울대 국문과에 입학했으나 한국전쟁으로 중퇴했다. 1970년 마흔이 되던 해에 〈여성동아〉장편소설 공모에 『나목』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장편소설로 『휘청거리는 오후』 『도시의 흉년』 『그 많던 싱아를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아주 오래된 농담』 『그 남자네 집』 등이 있고, 소설집으로 『부끄럼움을 가르칩니다』 『엄마의 말뚝』 『저문 날의 삽화』 『너무도 쓸쓸한 당신』 등이 있으며 , 산문집으로는 『노란집』 『호미』 『모독』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어른노릇 사람노릇』 『두부』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등이 있다. 한국문학작가상, 이상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이산문학상,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2011년 1월 22일 80세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