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소개

우리가 일찍이 일어나서 포도원으로 가서,
포도 움이 돋았는지, 꽃술이 퍼졌는지, 석류꽃이 피었는지 보자.
거기서 내가 나의 사랑을 네게 주리라. (雅歌書 7:12)


이 문장은 사랑에 빠진 한 여인이 단순히 감상에 젖어 꽃을 예찬한 것이 아니다.
꽃에 대한 전문가의 지혜가 아니라면 도저히 쓸 수 없는 빼어난 관찰력과
섬세한 호기심을 아낌없이 드러내고 있다. 연애할 때 사랑의 대상을 잘 만나면
비천한 여인도 그 수준이 덩달아 높아진다. 이 여인이 사귀고 있는 남자가 누구인가?
인류 역사상 최고의 석학(碩學)인 솔로몬 왕이 아닌가!
지혜의 왕, 솔로몬은 식물학에도 상당한 관심을 보여 온 것임이 틀림없어 보인다.
아마도 그가 꽃이나 식물에 관한 저서를 남겼다면(이미 남겼을지도 모르지만, 전해 오는 것이 사라졌을지도) 이 분야 최고의 지침서가 되었을 것이다.

위의 구절을 다시 세세히 들여다보자
연인들은 아침 일찍이 포도원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그 전 날 일부러 동네에서 유숙(留宿)하였다. (7:11) 아침에 일찍 나가야 ‘포도 움이 돋았는지 석류꽃이 피었는지’를 볼 수 있었을테니. 나의 호기심을 극대로 끌어 올린 것은 바로, 두 문장 사이에 살짝 끼어든 ‘꽃술이 퍼졌는지’ 라는 글귀다. 보통의 연인들이라면 그냥 ‘석류꽃이 피었는지 보러 가자’ 라고 말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혜의 왕, 솔로몬에게서 식물학 과외(課外)(?)를 받은 여인은 다르다.
꽃술에 까지 지대한 관심을 가진 전문가의 실력을 여기서 유감없이 나타내 보이고 있다.
연인들은 단순히 꽃의 아름다움에만 관심을 가진 것이 아니라, 꽃의 생식 과정까지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던 듯하다. 꽃이 어떻게 움이 트고 꽃술이 퍼져서,
꽃가루를 날리어 종자를 남기는지의 전 과정을 낱낱이 꿰뚫고 있는 것이다.
영리한 술람미 여인은 이른 아침에 포도원으로 들어가서 꽃술이 벌어지는 것을 바라보며
그 자리에서 사랑의 향연을 펼치겠다고 솔로몬을 유혹하고 있다.


차례

1. 삼식(三食)씨, 밥 먹읍시다
아피아 가도(街道)를 지나며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의 밤
삼식(三食)씨, 밥 먹읍시다
5월 어느 날
단 몇 줄의 문장만이라도
하나님은 사랑이라
연인들 사이에 앉아서
책을 버리며
자, 많이 드십시오
평화전망대 앞에서
알라스카에서 만난 보름달
복음은 싸구려 코미디가 아니다

2. 모세를 그린다
모세를 그린다
교양 할머니와 미스 최
세 살 관계 여든 간다
비단 옷 두 벌로
왜 기독교인은 인색할까요?
다시 보고 싶은 흑백영화 두 편
라벤더의 여인들
십일조는 어느만큼
재즈클럽 <야누스>를 아시나요?
인천상륙작전 비화(秘話)
불우이웃돕기 헌금
전혜린 선생님을 추억하며

3. D에게 보내는 편지
마틴 루터와 비텐베르크 교회
스타벅스의 창가에서
부처님도 좋아요, 하나님도 좋아요
경우에 합당한 말
내려올 때 본 그 꽃
소꼭지 신앙, 젖꼭지 신앙
유리디체 아카데미
선행, 자랑하며 삽시다
오페라에 나타난 성경 속의 두 왕
손톱 곪는 거나, 염통 곪는 거나
오스트리아 여행 낙수(落穗)
D에게 보내는 편지

4. 포도 움이 돋았는지, 석류꽃이 피었는지
사랑하시는 자에게는 잠을 주시는도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하루
지공(地空)여사의 첫날
포도 움이 돋았는지, 석류꽃이 피었는지
감탄하는 여자
공연장에서
아! 고달사(高達寺) 터
여호와를 기뻐하라
가짜와 진짜
천벌을 내리지 않는 하나님
유디트의 승리
겨자씨 믿음

5. 혼자 놀기
감리교인의 긍지
그리그와 시벨리우스의 생가(生家)
노년(老年)의 데이트
기도는 어떻게 하는 건가요?
뮤지컬 <남한산성>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트윈 시티에서
우리 집 어버이날
<레베카>,
행함이 따르는 중보기도
혼자 놀기
감사만 하며 살아야지



저자소개

전신현
1944 서울출생1963 경기여고 졸업1967 이대 신문방송학과 졸업1988 필리핀 유니온 신학대학원 졸업(목회학 박사)1992 미국 UMC 선교사 훈련원 수료 현재 기독교 대한 감리회본부 선교국 국외선교부 홍보담당